새로운 의천도룡기가 시작된다는 얘길 들었는데 지금껏 여러 버전의 의천도룡기를 보아 온 사람으로서 그다지 흥미를 가지지는 못했었다. 아무리 여러 가지 버전을 보아도 개인적으로는 양조위 주연의 의천도룡기가 제일 기억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천도룡기가 시작되고 탐라를 돌아다니다 보니 왠걸 갑자기 "양소"의 얘기로 한가득이다. "양소"? 누구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광명좌사라는 타이틀은 익숙한데 뭐하는 사람이었더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억에 없다. 구글신께 물어보니 아미파 기효부를 겁탈해서 양불회를 낳게 한 나쁜 놈이다. 듣고 보니 기억이 난다. 근데 기억은 나지만 역시 그다지 인상에 남아 있지 않다. 뭐 장무기가 주인공인 소설이고 드라마니까 장무기, 주지약, 조민 정도가 기억에 남아있는 게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아니 근데 이번 의천도룡기에서는 왜 갑자기 "양소"가 화제가 되고 있는 건가??
누군가 얘기하길 의천도룡기 4편 후반부에 양소가 나온다고 했다. 그래서 중알못임에도 불구하고 대체 어떤 양소인데 이리 화제가 되고 있는가 궁금해서 한번 찾아보게 되었다.
양소의 첫 등장 장면. "은천정 있는가?" 라는 대사와 함께 등장. 뭔가 속눈썹에 마스카라를 칠한듯한 느낌도 들지만 절대 잘못 본 게 아니라고 확신한다. 뒤에 나오는 장면들에서 화장이 과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니까. 이 드라마를 찍은 사람들이 양소를 아주 예쁘게 찍어주려고 작정을 한 것임을 뒤로 가면서 알게 되었다. 이 의천도룡기 2019의 예고편에서 사람들이 건물 안으로 날려 들어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바로 양소의 등장 장면이었다.
이러고 멋지게? 등장한 후에 너 대체 누구냐? 라는 질문에 자기 소개를 하는데 이게 참 대단하다.
"명교 일인지하 만인지상"
"광명좌사"
"양소"
자기 입으로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란다. 현재 명교에 교주가 사라진 상태니까 실제 현상황에서 자기 위로는 아무도 없다는 말. 광오하기 짝이 없는 말이기는 한데 실력이 뒷받침되어 주다 보니 허세쩐다...고 할 수도 없다. 입술색 너무 빨간 거 바른 거 아니냐...
이러고는 아미파랑 부딪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무려 멸절사태가 주해미! 주해미가 주지약이었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 멸절 사태는 진짜 잊어버리지도 않는다. 파란 마스카라를 엄청 두껍게 칠한 엄청 무서워 보이는 좀 나이 들어 보이는 중년 아줌마였다! 근데 이번 멸절 사태는 이렇게 아름다운 분이!!!
멸절사태 쳐다보는 삐딱한 표정 좀 보소. 천상천하 유아독존에다가 안하무인이다.
양소를 찍는 카메라는 어딘가 좀 변태같은 면이 있다. 별것도 아닌 장면을 슬로우를 걸고 아주 나노 단위로 샅샅이 훑어준다. 아니, 왜? 의천도룡기 주인공은 양소가 아닌데?? 이렇게 재수 없으면서 매력 있게 찍어놓으면 뒤에 등장해야 하는 주인공 장무기는 어쩌라는 건지? 뭐 장무기는 장무기대로 자신이 있는 모양이지. 근데 잘못했다간 주객전도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잖아. 보는 사람이 별 걱정을 다 하게 됨.
멸절 사태랑 싸움 장면. 아니 왜 이런 데다가 이런 슬로우를 거는 건가??
처음 기효부랑 칼을 맞대고 눈이 마주치며 스쳐 지나가는 장면. 여기도 슬로우. 지금까지 기효부 배역 중에서 제일 아름다우신 듯.
납치해 온! 기효부가 맘에 든 양소. 광명정으로 가서 "내 부인"이 되어 달라고 하고 싶은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내 사람"이 되어 달라고 멈칫 멈칫 이야기하는 장면. 원작에서는 양소가 기효부를 겁탈!했다고 나왔던 거 같은데 2019 버전의 양소는 기효부의 마음을 얻으려 노력하고 결국 그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한다. (주변 환경으로 인해 헤어져야 하기는 했지만)
내 사람이 되어줘~
뒤에 가서는 정확하게 내 부인이 되어줘~라고 함.
나한텐 기효부 너 하나 뿐이야..라고 고백하는 양소. 그리고 실제로 양소는 기효부가 죽고 난 후에도 그녀만을 생각하며 평생을 수절했지. (눈물)
양소를 연기하는 배우는 임우신林雨申. 이번이 사극 처음이라고 하는데 하나도 처음인 사람처럼 안 보인다. 필모 찾아보느라고 중국 쪽 사이트 뒤져보니 필모랑 사진이랑 나오는데 사진상으로는 정말 하나도 안 잘생겼다. 뭔가 어딘가 촌스러운 사진들도 많고. 근데 의천 제작팀이 아주 힘을 빡 주고 이 배우를 정성껏(?) 잘 찍어준 데다가 배우 연기력이 뒷받침되다 보니 잘생김이 연기되고 캐릭터의 매력이 뿜어져 나온다. 얼굴 근육을 미세하게 사용해서 감정 표현을 효과적으로 해낸다던가 미세한 손짓 몸짓 등으로 연기를 한다던가. 배우가 이런 연기를 하면 카메라는 나노로 잡아주는 것이 인지상정? 곧 자막판으로 방송을 해준다고 하던데 기대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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