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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 원작과 드라마의 차이점과 같은점

드라마 리뷰/중국

by amongthespirits 2019. 3. 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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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진혼 원작의 번역이 정식으로 출판된다고 한다. 박수~

 

얼마전에 인터넷 블로그에 어떤분이 번역해 놓으신 원작을 다 읽어 보았다. 3월 말까지만 공개하고 비공개로 돌리신다고. 원작과 드라마는 어떻게 다를까?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BL이 브로맨스가 된 이외에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은 자오윈란의 능력이다. 원작에서의 자오윈란은 너무나도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 보고 깜짝 놀랐다. 원작의 배경은 이승과 저승인데, 자오윈란은 이승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귀신들을 잡는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퇴마사"다. 부적과 칼을 다루는데 익숙하고 적을 물리치는 여러 아이템들을 소유하고 있으며 션웨이 도움없이도 혼자서 무쌍 찍으면서 나쁜놈들(?)을 다 때려잡을 수 있는 인물이다. 

 

그에 비해 드라마의 자오윈란은 특조처 처장이기는 해도 보통 사람이라서 사실 이능을 지닌 지성인들과 물리적으로 붙으면 그냥 깨질 수밖에 없다. 항상 곤경에 처했을 때 션웨이가 어디선가 나타나는 것도 그 이유. 지성인을 물리칠 수 있는 총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저 약간의 공격력을 향상시켜줄 뿐. 대단히 두뇌가 명석한 사람이라는 표현이 나오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보통 사람의 능력밖에는 가지고 있지 않아서 역시 물리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항상 성물이랑 공명하다가 쓰러지고 야존이랑 붙었다가 쓰러지고 온통 픽픽 쓰러지는 역할. 대충 이런 일이 많이 벌어짐.

그러고 보면 위장병때문에 길바닥에 쓰러져 앉아 있었던 적도..

게다가 자오윈란은 진혼령주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데 원작의 설정이 몽땅 다 바뀌어 버려서 이 "진혼령주"라는 직함이 드라마에서는 눈꼽만큼도 쓸모가 없다. 아니, 쓸모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이 진혼령주라는게 대체 뭘 하는 사람인 건가? 설명도 없고 하는 일도 없고. 원작의 자오윈란은 귀신 잡는 퇴마사라서 혼을 진정시켜서 저승으로 보낸다는 진혼령주에 아주 딱 맞는 일을 하고 있는 것. 

 

이 자오윈란의 능력이 많이 다운그레이드된 것이 너무나도 아쉬운 점이었다. 원작 설정대로 제대로 CG 넣어서 찍으면 진짜 멋진 장면들이 많이 나올 수도 있었을텐데. 하긴 진혼 CG로 봤을 땐 그런 건 기대하기 힘들 수도 있겠다만. (요즘 한국 드라마들 퇴마에 관심이 많더구만 진혼 원작 사다가 제대로 리메이크 한번 만들어 주지 않으려나? 브로맨스로 가도 상관없으니..)

 

자오윈란의 성격도 원작과 드라마는 많이 다르다. 원작의 자오윈란은 주위 사람들의 표현에 따르면 성격이 지.랄.같고 남녀 가리지 않고 사귀고 다니는 난봉꾼?이다. 처음 션웨이를 보았을 때도 한번 꼬셔보겠다고 죽어라고 쫓아다님. 그런 주제에 두뇌 회전은 빨라서 션웨이가 감추려고 했던 비밀들을 전부 다 퍼즐맞추듯 맞춰내 버린다. 그에 비하면 드라마상의 자오윈란은 무지하게 건전한 청년. 일도 열심히 하고 자기팀원들 하나하나 다 챙겨주고 가족처럼 위한다. 게다가 20년 모쏠! 원작의 자오윈란과 드라마의 자오윈란이 워낙 많이 달라서 원작을 읽을 때 드라마에서 백우가 연기했던 자오윈란은 그다지 떠오르지 않는다.   

 

요런 귀여움 떠는 자오윈란이라거나..

이런 얼굴로 혼나는 자오윈란이라거나..이런 모습들은 사실 원작에서는 그다지 상상이 가지 않는 모습. 원작의 자오윈란은 좀 더 능청스럽고 능글거리는 아저씨타입??? 

둘이 사랑하는 설정을 브로맨스로 바꿔야 하다 보니 션웨이를 줄창 꼬셔대는 "남자" 자오윈란에서 귀여움을 함뿍 담고 션웨이에게 거침없이 다가가는 "동생" 자오윈란으로 설정 변경을 한게 아닐까라고 추측. 

 

그래서인지 아무도 션웨이에게 함부로 다가가지 못하는데 막 이러고 물어보지도 않고 션웨이 기대고 눕지를 않나..

갑자기 막 친한척을 하면서 어깨동무를 하질 않나. 션웨이 한번 째려보고 나서 그냥 받아줌. 해맑게 흑형~하는거 보소.

그에 비해 주일룡이 연기한 션웨이는 설정이나 뭐나 다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배우가 뭘 어떻게 연기했는지 원작을 읽으면 문득문득 주일룡의 션웨이가 눈앞에 그려진다.

 

우선 션웨이는 흑포사가 아니라 참혼사다. 참혼사는 문자 그대로 혼까지도 참할 수 있는 신과 같은 존재. 저승이고 이승이고 모두가 두려워하는 존재이다. 원래는 1만년 전쯤 세상이 아직 제대로 자리잡기 전에 저승에서도 가장 깊고 어둡고 축축하고 더러운 곳에서 태어난 귀신같은 존재인데 태고신 쿤룬(자오윈란)을 만나 점점 그에게 감화되어(혹은 쿤룬을 좋아하게 되어) 동료 악귀들과는 다른 존재가 되어 간다. 쿤룬이 자기 어깨의 혼불 하나를 그에게 주어 참혼사라는 신과 같은 존재로 만들어 준 것. 쿤룬은 신이었으나 무로 돌아가게 될 운명이었는데 그 사실을 참을 수 없었던 션웨이가 억지로 그를 인간 세상의 윤회의 고리 안으로 던져 넣었다. 그리고 태어나고 죽고 태어나고 죽고를 반복하는 쿤룬(자오윈란)을 쫒아다니며 스토킹해왔던 것이다! 

 

근데 사실 션웨이 캐릭터에 있어서 그가 흑포사가 아니라 참혼사라던가 자오윈란의 전생이 쿤룬신이었다던가 그런 사실관계가 문제가 아니다. 분명 BL 원작을 사회주의 형제애 브로맨스로 바꿨다고 하지 않았었나? 그런데 그 사실이 무색하게 주일룡이 연기한 션웨이는 처음 1화에서부터 이런 표정을 연기해주신다. 원작 읽기 전에는 션웨이가 자오윈란 얼굴 본 것 만으로 대체 왜 눈가에 살짝 눈물까지 맺혀있는지 몰랐지. 

오히려 드라마에서 이 둘이 이전에 어떻게 만나게 되었었는지 알게 되었을 때 좀 황당함이 밀려 왔었다. 그저 하룻 저녁 앉아서 두런두런 얘기한게 다였는데 션웨이의 집착 무엇? 션웨이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감정은 긴 세월 함께 한 사람에게 나올 수 있는 감정인데. 그게 원작에서 긴 세월 함께 했던 둘의 관계를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 부분.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치 챌 수 없었던 부분들도 있었는데 자오윈란이 션웨이에게 결혼했냐, 여자친구는 있냐?라고 묻는 장면에서는 살짝 눈을 찌푸리고 눈 깜빡거리면서 "하, 뭣이라?"라는 표정을 짓는 부분도 있음.

원작의 션웨이는 자오윈란한테 엄청나게 집착하는데다 자오윈란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데 드라마의 션웨이도 자오윈란이 조금이라도 아프거나 다치거나 살짝 기스만 나도 미간에 온통 주름을 잡아가며 신경질(?)을 낸다. 이거 다 자오윈란 다치거나 아플때 나오는 표정.

제일 헐~하고 당황스러웠던 장면은 자오윈란이 처음으로 션웨이네집에 오게 되었던 때. (자오윈란은 이미 몰래 침입해서 션웨이네 집 다 확인한 후였음) 자오윈란이 침실 창문으로 자료관이 보인다고 한번 가보라고 션웨이에게 추천을 하자 션웨이는 이런 표정으로 니가 내 침실 창문 있는건 어찌 아는데? 라며 여유만만으로 째려보는 중.

근데 저러고 나서는 자오윈란이 돌아가니까 가슴에 손을 대고 이런 표정을 짓는다! 처음엔 몰랐다가 나중에 잘 들어보니까 숨소리까지 쌕쌕거리고 있었음. 저기, 주일룡 배우님! 이건 뭐죠??? 

이 장면뿐만 아니라 처음 1화부터 마지막 40화까지 드라마의 션웨이는 표면적으로는 자오윈란이랑 그저 친한 친구, 형제임을 표방함에도 불구하고 잘 들여다 보면 원작과 마찬가지로 자오윈란을 집착적으로 사랑하고 있다는걸 알게 된다. 주일룡 배우가 내용적으로는 바뀐 설정의 진혼을 연기하면서 내면적으로는 원작의 션웨이를 충실하게? 연기했다는 얘기. 백우가 연기한 자오윈란이 해맑게 우리 그냥 친한 칭구예여..이러면서 브레이크 잡아줘서 다행이지 안그랬으면 진핑이 형한테 잡혀갔을지도 몰라. 

 

그러고 보니 백우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연기한 여배우중 누가 제일 커플로 기억에 남냐고 물었더니 여자 배우들은 잘 모르겠고 롱거(주일룡)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했던게 생각나네. 하긴 주일룡 배우가 저런식으로 연기를 했는데 그게 기억에 남지 않을리가......

 

얼른 원작이 정발되서 나왔으면 좋겠다. 언제쯤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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