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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鎮魂(백우, 주일룡) 리뷰 - 배우들이 멱살잡고 끌고 가는 드라마

드라마 리뷰/중국

by amongthespirits 2019. 3. 1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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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진혼 바람이 한바탕 불었다는데 이 드라마 역시 뒤늦게 보기 시작해서 얼마 전에야 다 끝냈다. 끝나고 보니 처음으로 본 배우 주일룡때문에 거의 현망진창이 되었는데 그건 다음 포스트에서 다루려고 한다. 이번엔 드라마에 대한 리뷰. 스포 있음.

 

얘들 둘이 주인공. 왼쪽이 주일룡, 오른쪽이 백우. 오프닝 크레딧에 백우 배우 이름이 먼저 나오고 등장하는 분량 면에서도 백우가 거의 모든 편을 중심적으로 이끌어가는걸 보면 캐스팅 했을 땐 백우에게 중심이 약간 더 쏠려 있었던 것 같은데 다 보고 나면 주일룡 배우가 엄청난 잔상으로 뇌리에 남게 됨을 알 수 있다.  

 

만 년 동안 널 찾았어..라는 카피이고 드라마 대사에도 나오는 말이지만 사실은 과장된 거짓말(?). 주일룡이 분한 션웨이(aka 흑포사 대인)는 만 년 동안 땅속에 묻혀있다가 만 년 후에 깨어나기 때문에 사실 찾아다닌 건 길어봐야 100년 좀 넘을 듯. 100년도 길긴 길지만 그래도 만년에 비하면야..ㅋ

 

드라마 진혼은 소설이 원작이라고 하는데 소설은 BL물이라고 한다. 그냥 단순한 BL물은 아니고 중국 고대 전설들을 잘 버무려서 만든 판타지 소설이라는 얘기를 누군가의 유튜브 댓글에서 보았다. 그걸 드라마는 BL은 빼고 설정도 해성, 지성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서 이야기를 꾸려나간다.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드라마의 이야기 자체는 구멍도 많고 떡밥 회수도 제대로 안 되는 경우도 많고 연출은 아마도 예산이 부족해서인듯한데 이야기 규모에 비해서 너무 초라하다. 예를 들어 흑포사 대인 동생 야존이 해성에 대항해 싸우자고 지성인들을 모아놓고 선동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대표적인 실소가 나오는 장면이다. 모인 지성인들이 한 20명쯤 되나? 얘들 데리고 전쟁!을 하자고 선동하는데 대사 내용은 엄청난 전쟁을 벌일 것 같은데 장면이 이래서야..드라마를 보다 보면 해성 인구가 30명 지성 인구가 30명쯤 되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건 잘해봐야 패싸움 정도의 규모인데...) "통치 해성"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음. 

 

게다가 이야기의 배경이 해성, 지성이라는 가상의 공간이라면서 등장하는 차들은 포드, 벤츠 등이고 이야기 속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오윈란의 겉옷에는 너무나도 선명하게 THE NORTH FACE란 로고가 박혀 있어서 당황스럽기도 하다. PPL인 건가?? 

 

그러고 보면 션웨이가 여러번 입고 나왔던 세줄 네줄 무뉘가 들어가 있는 옷들도 Thom Browne. 브랜드를 못 알아볼래야 못 알아볼 수 없는 옷들을 입고 나오니. 근데 혹시 주일룡 배우 개인 옷인가? 라는 의심도 지울 수가 없다. 인터뷰할 때도 입고 다니는 걸 보면. 이 인터뷰 말고도 여기 저기 다른 종류의 이 브랜드 옷을 입고 나옴. 주일룡이 좋아하는 브랜드인가? 아니면 이 브랜드 모델인가?? 

 

그리고 설정 문제. 대표적으로 제일 처음 1화에 흑포사 대인이 등장하는 장면인데 갑자기 하늘이 컴컴해지면서 캠퍼스 안 시간이 멈춘다! 처음 볼 때는 그냥 어, 시간도 멈출 수 있구나..라고 아무 생각 없이 봤는데 점점 이야기 전개를 보다 보니 이 능력은 제일 처음 등장할 때 이외에는 거의 사용된 적이 없다. 흑포사는 시간까지도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 아닌가? 아니 이 편리한 능력을 왜 사용하지 않는 것인가?? 이 능력 사용했으면 여럿 살렸을지도 모르는데. 

 

게다가 흑포사가 나타남과 동시에 창으로 땅을 찍은 것밖에는 아무것도 안 했구만 흑포사쪽에서 지면이 얼어붙기 시작해서 지성인을 꽁꽁 얼려버린다. 이 능력도 왜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는 건가?

 

흑포사가 얼마나 대단한지 처음에 보여주기 위해서 이런 설정들을 넣었겠지만 그렇다면 계속 그 설정을 활용하던지, 아니면 뒤의 내용에 영향을 주지 않을 방법으로 흑포사를 소개하던지 해야 하지 않았나? 라는 당연한 생각을 해보았다. 뒤쪽으로 가면 흑포사가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대충대충 등장해서 첫 등장의 장면은 대체 뭐였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한 가지 보는 내내 신경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는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사 중간중간에 부분적으로 녹음을 다시 한 곳들이 있다. 갑자기 배경 소리가 사라지면서 소리 자체가 확 변해서 신경 쓰이는데 주인공들은 그나마 목소리가 비슷한 사람이 녹음을 해서 그렇게까지 깜짝 놀라지는 않는데 주인공이 아닌 사람들은 목소리도 전혀 다른 사람이 녹음을 해서 진짜로 확 깨게 이상하다. 웹드라마라서 이런 부분은 대충 대충인건지 어떤건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거슬리는 부분.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렇게 줄줄이 열거해놓은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볼 땐 대체로 눈치채지 못한 채 그냥 이야기만 따라갔었다는 점이다. (배우들의 목소리가 달라지는 부분은 제외. 이건 의식 안될 수가 없음) 다 보고 나서 다시 한번 돌려봤을 때 아, 그러고 보니?? 하고 깨닫는 수준. 그렇다는 건 연출에 문제가 좀 있었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볼만한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뜻이겠지. 

 

사실 이 드라마를 살려낸 제일의 공로자는 단연코 두 주인공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현실적이지 않은 설정의 영화나 드라마가 유치하게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감독이 제대로 연출을 해야 하고 배우가 연기력으로 그러한 설정들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한 점에 있어서 진혼 드라마의 배우들은 모두 무난하게 연기를 해주고 있다. 특히 주인공 둘은 이 드라마의 설정을 제대로 살려내서 조금 부족한 연출 등에도 불구하고 그냥 끝까지 하드캐리로 드라마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가버린다. 마지막 회에 가면 해가 들지 않았던 지성에 햇빛이 들게 되어서 너무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게 될 정도니까. 그리고 꽃다발을 안고 사람들과 함께 서 있는 자오윈란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 눈물이 왈칵한다. ㅜ.ㅜ

 

그렇다면 두 배우는 드라마 내에서 어떤 모습들을 보여줬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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