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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s 러브 - in the sky 리뷰

드라마 리뷰/일본

by amongthespirits 2019. 12. 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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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재's 러브 - in the sky는 볼 생각이 없었다. 이전 시즌을 재미있게 봤지만 그 뒷 이야기라면 모를까 인물만 바꿔서 같은 테마로 드라마를 만들었다면 비슷한 패턴으로 이야기가 진행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주 6화 방영 전까지 보지 않고 있었는데, 우연히 본 클립에서 하루타가 얼굴이 동글동글한 청년에게 먼저 사랑고백을 하고 뽀뽀까지 했는데 쌩하고 차이는게 아닌가?? 어랏?? 하고 시험삼아 1화를 보았는데 뭐 이런저런거 다 필요없고 그냥 너무 웃었다. 역시 이 드라마는 사람을 보는내내 웃게해 준다. 그래서 결국 현재 방영한 회차까지 다 봐버렸다는 것. 

 

깨닫고 보니 현재 방영중인 태국, 대만, 일본의 BL드라마(아재's 러브를 BL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는 놔두고)를 모두 섭렵하게 되었다. 이 블로그 BL 블로그가 아닌데 요즘 포스팅하는 내용들만 보면 온통 BL뿐이라 당황. 암튼 세 나라의 BL 드라마 중에 어느게 제일 재미있는가라는 건 판단할 수 없지만 아주아주 확신할 수 있는 건 가장 웃게 만들어 주는 건 단연코 아재's 러브라는 사실이다. 이 리뷰에는 6화까지 방영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우선 이전 시즌의 내용들을 이번에 어떤식으로 변주했는가가 궁금한 점이었는데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주인공 하루타가 쫓기는 입장에서 쫓는 입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넷이 주요 등장인물인데 왼쪽부터 시노, 하루타, 구로사와, 나루세. 시노와 구로사와가 하루타를 쫓고 있고 하루타는 나루세를 쫓고 있고 나루세는 시노를 쫓고 있다. 아, 엇갈리는 사랑의 짝대기. 

이전 시즌에서는 사랑받기만 하고 연애에 관해서도 엉겁결에 휩쓸려 가는 듯 행동했던 하루타가 이번 시즌에서는 나루세라는 인물에 대해 주체적으로 연애 감정을 느끼고 그 나루세가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는 아주 전형적인 엇갈린 짝사랑의 구도가 만들어져 이야기의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엇갈린 짝사랑의 구도로 긴장감을 불어넣다 보니 트라이앵글 존에서 홀로 밖에 있는 아재의 서사가 많이 약해졌다. 이전 시즌에서 아재 구로사와가 했던 역할들이 이번 시즌에서는 절반쯤 시노에게로 넘어간 것이다. 지난 시즌에 구로사와가 하루타를 몰래 좋아하고 몰래 사진찍고 나중엔 돌봐주고 하는 것들을 모두 시노가 하고 있다. 하루타를 몰래 좋아하고 하루타의 그림을 그리고 매일 저녁밥을 챙겨주고 하는. 하루타가 연애 대상으로는 좋아할 수 없지만 존경하는 선배로 친구로 우정으로 좋아하는 대상도 시노가 됐다. 이전 시즌에는 그 대상이 구로사와였다. 이번 시즌의 구로사와는 좀 붕 떠 있는 느낌인데 처음부터 하루타를 좋아했던 건지 어떤지도 잘 모르겠고 왜 하루타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이전 시즌에서는 드라마의 시작과 더불어 구로사와가 하루타를 아주 오래전부터 연모하며 짝사랑하고 있었다, 라는 걸 기정사실로 못박아 놓고 출발을 하기 때문에 그런 의문은 들지 않았는데 이번엔 그 오랜 짝사랑의 역할을 시노가 가져가다 보니 구로사와에 대해서는 왜?? 라는 의문부호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 하루타와 구로사와의 서사가 빈약하다보니 구로사와가 하루타에게 적극적으로 대쉬를 했을 때 하루타에게서는 곤혹스러움 외에 다른 감정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이전 시즌에서 구로사와의 사귀자는 제안을 거절했을 때 온통 눈물 범벅이 되어서 죄송하다고 했던 감정 역시 시노에게로 가버렸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번 시즌엔 아재가 둘인 셈이다. 41살 아재 시노와 57살 아재 구로사와.

 

그렇다면 하루타가 좋아하게 된 나루세는 어떤 인물인가. 이렇게 동글동글하게 생긴 30세 동안의 부기장인데 성격이 좋지 못하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거만하다는 소리를 듣거나 갑질한다는 소리를 듣거나 여러가지로 손해보는 스타일의 인물. 자기일에 애정도 가지고 있고 능력도 있지만 사람과의 관계는 제대로 맺어본 적이 없어서 엉망진창이다. 연애 문제로 트러블이 생겼을 때 나루세가 하루타를 이용해서 일을 해결한 방식. 

사실 하루타는 중간에 입사한 경우라서 신입사원이지만 나이는 나루세보다 5살 많다. 재미있는 건 회사에서 공적인 상황에서는 나루세가 부기장이라서 하루타가 꼬박꼬박 존댓말을 하는데 일 외의 사적인 장면에서는 그냥 "나루세"라고 부르고 말투도 반말에 동생대하듯이 한다는 거다. 나루세가 누구랑 친해지려고 하는 타입의 사람이 아닌 이상 어떻게 이런 관계 설정이 되었는지 궁금. 분명 하루타가 친한 척 하면서 말 놓았을 확률 99퍼센트.  

 

사실 하루타가 나루세를 왜 좋아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가는 점도 있다. 이전 시즌의 마키는 마키쪽에서 먼저 하루세를 좋아했었고 룸메이트로 같이 살면서 둘이 성격도 잘 맞아서 하루타가 좋아할 만한 요소가 충분히 있었다. 그런데 나루세는 예전 한때 유행했던 "나쁜남자" 스타일. 하루타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항상 독설을 내뱉고 사람 무시하기 일쑤다. 뭐 이런 사람이 한번 사르륵 웃으면 그 갭차이때문에 넘어가기도 할 것 같지만 어쨋든 나루세에 관해서는 하루타쪽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 1화 캐릭터 설명에서 하루타가 오지랍이 넓고 곤란한 사람을 그냥 두고 보지 못하는 성격으로 그려지는데 인간관계가 서투른 나루세를 도저히 그냥 놔두고 볼 수 없었을 수는 있다. 그러다가 사랑에 빠진?? 나루세는 대체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캐릭터로 갑자기 시노를 좋아한다고 했을 때 "언제부터???"라는 의문부호가 머릿속에 100개쯤 떠올랐었다. 반면 시노는 하루타 외에는 철벽이다. 시노가 하루타를 좋아하고 있는 이유는 잘 묘사가 되어 있는데 하루타의 오지랍, 친절, 정 많음, 주위를 잘 챙기는 선량함. 이런 점들을 좋아하고 있는 것. 그러니 항상 불퉁불퉁 아이처럼 행동하는 나루세가 챙겨줘야 할 어린 동생으로 여겨질지언정 연애 대상은 될 수 없는 것. 이 엇갈린 사랑의 짝대기 구조가 드라마 후반에 이전 시즌과는 다른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은 확실해 보인다. 

 

지난주의 6회가 아주 인상에 남는 회차였는데 그건 따로 포스팅을 해야 할 듯. 

 

일주일이 즐거울수록 속이 병들어가는 하루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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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세의 귀여움이 폭발했습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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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세의 귀여움이 폭발했습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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