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s 러브"는 2018년 2분기에 방영된 드라마로 현재 일본의 LGBT 드라마 붐을 이끌어 낸 작품이다. 처음 방송은 2016년 스페셜 단막이었는데 2018년에 연속 드라마로 방영된 것. 사실 드라마 방영때는 그다지 시청률이 높지 않았다고 하는데 SNS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고. 근데 사실 그때는 이런 드라마가 방영하고 있었다는 것도 몰랐고 본방으로 드라마 보는 경우가 거의 없던 터라 열풍이 한바탕 지나가고 잔열마저 다 식은 후에서야 UNEXT 인터넷 배급 루트를 통해서 보았다는 사실.
한 바탕 열기가 몽땅 다 지나버린 드라마를 뒤늦게 보게 되면 누구랑 얘기할 곳도 없이 외롭게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뭐 그래도 지지않고 포스팅을 해보려고 한다. 나처럼 뒤늦게 보게 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 않겠나?? 란 생각을 하면서. 아, 그러고 보니 올해 여름에 영화버전을 상영한다는 얘기를 들었던 듯.
이 드라마의 주인공 하루타 소이치(다나카 케이). 포스터 중앙에 있는 인물이다. 사실 이 드라마를 보기 전에 여기저기 기억은 안나지만 얼굴은 본 적이 있는 배우였다. 뭐랄까 이미지로만 얘기하자면 비중있는 조연도 아니고 뭔가 병풍처럼 서있던 배우였다는 느낌? 얼굴은 알지만 아무런 인상도 남아있지 않은 그런 배우였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면 이 배우가 어째서 일본에서 갑자기 인기를 끌게 되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이 이 극에서 이 배우가 하는 연기를 아주 잘 보여줬다는 생각이 든다.
얼굴 근육을 왕창 사용해서 온갖 표현을 해낸다. 지금 나이가 30대 중반. 얼굴에 주름살도 많아질 때라 주름까지도 연기의 한 부분으로 사용함. 이렇게 찌푸리면 자기 얼굴이 퍼그나 된다는 걸 알고 있는 게지.
이 주인공 하루타의 선택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이야기 해보려는 것.
하루타가 어떤 인물인가는 1회 처음 부분에서 잘 보여준다. 술자리에서 큰 소리로 떠들기는 하지만 얘기는 재미없고 아재개그로 주위를 싸늘하게 만들다 보니 술을 잔뜩 퍼마시게 되고 그럼 이런 결과가 오게 된다.
나이가 30이 넘었는데 독립도 하지 않고 엄마한테 얹혀 살면서 허구헌날 저러고 있으니 엄마는 진절머리를 낸다. 결국에 엄마가 참지 못하고 독립해서 나감.
짧게 결말까지의 스토리를 요약해 보자면 혼자 살게 된 하루타는 회사 상사 쿠로사와 부장님과 동료 마키 료타에게 동시에 고백을 받게 되는데, 결국 마키 료타와 사귀게는 되지만 여러가지 오해가 쌓이면서 헤어지게 된다. 자기에게 거절당한 후로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프로포즈 한 쿠로사와 부장님과 결혼할 상황까지 가긴 하지만 결국엔 다시 마키 료타에게로 돌아가게 된다는 이야기.
하루타는 전형적인 우유부단한 성격의 소유자다. 누구한테 싫은 소리 한마디 못하고 강하게 밀어부치면 밀어부치는 대로 밀려가고 끌어당기면 끌려 오고. 부장님이 끈질기게 밀어부친다고 해서 사랑하지도 않는데 결혼까지 하려고 한 걸 보면 성격을 알 수 있다. 좋게 말하면 정에 아주 약한 인물. 자기 주장을 강하게 하는 경우도 없다. 마키 료타랑 사귀게 된 것도 마키가 사귀자!고 하니까 엉겁결에 "응"하게 된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재미있었던게 모든 일에 이래도 흥 저래도 흥 하는 이 인물이 어째서인지 마키 료타에 관련된 일만은 모든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행동했었다는 점이다. 사실 마키 료타는 자기 부모님한테 이미 커밍아웃한 상태이고 Gay로서의 삶도 하루타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상태라서 하루타에 비해 적극적인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귀자고 한 것도 마키였고 처음에 키스한 것도 두 번째 키스한 것도 마키 료타였고. 그런데 정말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마키 료타는 항상 도망을 친다.
하루타와 룸쉐어를 하다가 뜻하지 않게 고백을 하게 된 마키는 하루타가 심한 거부반응을 보이자 바로 그 집에서 나올 결심을 한다. 어찌보면 그냥 상식적인 선택. 그런데 하루타는 마키의 마음을 받아줄 생각은 없으면서도 집에서 나가지 못하도록 꽉 잡는다. 온통 뛰어다니며 마키를 찾아다녀서 얼굴이 땀에 범벅됐음. 서로가 다르니 같이 살 수 없다는 마키를 필사적으로 붙잡음.(극중에서 하루타가 무언가에 이렇게 필사적인 경우는 거의 없음)
하루타 : 하지만, 나에게는,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니가 필요해.
마키 : 무슨 뜻이에요?
하루타 : 아니, 저기, 같이 있으면 재밌고...아니 내가 잘못된 부분 있으면 다 고칠테니까, 저기, 친구로서? 지금까지처럼 그냥 이대로 같이 살 수 없을까?
마키 : 진짜. 약아빠졌어요, 하루타씨. 보통 사이로는 돌아갈 수 없어요.
마키 울어서 눈 빨개진거 보소. 맴찢.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 거라고 마키는 하루타에게 맞춰서 친구로서 같이 살아주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타는 이런 장면을 보게 됨. 얘들 둘이 테이블 밑으로
이러고 있음. 사실은 둘이 예전에 사궜던 사이. 마키는 이미 정리했는데 상대방이 여전히 정리 못하고 있는 상황.
깜놀한 하루타.
당황스러움.
신경이 곤두섬.
에어컨 리모컨으로 테레비 켜려고 함.
마키 마음 받아줄 생각은 없으면서도 마키가 다른 사람이랑 있는 거 생각하니까 난리났음.
회사에 와서도 반쯤 정신나감.
한편, 마키는 하루타랑 하루타 소꿉친구 치즈가 묘한 분위기가 된 걸 눈치 챔. 하루타 뭔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소꿉친구 치즈랑 1초 정도 이런 분위기 됨.
눈치 빠른 마키는 이제 이 집에서 나갈 때가 되었다는 판단을 하게 됨.
마키 : 이 집에서 나갈게요.
하루타 : 뭐? 이 시간에 어딜 간다는거야?
마키 : 다케카와씨(사귀던 남자)네 신세지려고요.
하루타 : 뭐? 어째서?
마키 : 아니, 그냥. 기분전환 삼아서요.
하루타 : 어째서 다케카와씨네 집인데?
말없이 가려고 하니까 "마키!" 라고 소리지르며 화냄.
마키 : 예전 남자친구예요.
하루타 : 뭐?
마키는 치즈랑 행복해지라는 말만 남기고 쌩 가버리려 함. 다케카와씨랑 마키가 같이 있는 걸 생각한 것만으로 머리에 피가 솟구친 하루타는 이번엔 말로만 잡는게 아니라 실제로 마키가 못가게 꽉 잡음.(위에서도 말했지만 하루타가 무언가에 이렇게 적극적이고 필사적인 경우는 없음)
무의식에서 나온 행동이라 마키만큼이나 하루타도 자기 행동에 깜짝 놀람.
안절부절 못하며 마키의 질문에 대답하는 하루타.
마키 : 왜 못가게 한거예요?
하루타 : 모, 몰라. 근데 그 안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마키 : 요리나 가사일땜에 곤란해지니까?
하루타 : 그건 아냐.
마키 : 맞잖아요.
하루타 : 맘대로 정하지 말라고.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단 말야.
마키 : 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하루타씨랑 치즈씨.
하루타 : 뭐? 그니까 치즈는 그냥 소꿉친구라고 말했잖아.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마키 : 그럼 사궈주세요.
하루타 : 어?
마키 : 아무 사이도 아니라면 괜찮잖아요. 하루타씨. 저랑 사궈주세요.
하루타 : 네.
엉겁결에 즉답은 했는데 대답하고 나서 이런 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하루타.
하루타 : 아니, 근데 말야 마키, 저기 나 그런거 잘 모르는데, 어어 나, 남자끼리 사귄다는건 그, 무슨 뜻이야?
마키 : 네?
하루타 : 그니까, 아니 아냐. 아무것도 아냐. 아니, 역시...
마키 : 샤워하고 올게요.
하루타 : 아니, 마키마키마키. 마키에게 나는 남자친구야? 아니면 여자친구야?
마키 : 무슨 소릴 하는 거예요?
마키는 "ON 이상범죄수사관 토도 히나코"에서도 나왔었는데 인상이 너무 다르네. 극안에서 마키가 대학생때 얼굴. 예뻐서 캡쳐. 빨간색 잘 어울림.
길어져서 다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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