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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래료,청폐안他来了,清闭眼(곽건화,마사순,장로일,왕개) 리뷰

드라마 리뷰/중국

by amongthespirits 2015. 12. 2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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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랑야방 때문에 완전 빠져있는 왕개王凱의 작품을 찾다가 보게 된 드라마. 

 

제목은 타래료,청폐안他来了,清闭眼(Love Me, If You Dare). 24부작 드라마로 2015년 10월 15일부터 방영중이다. 제목을 그대로 직역해본다면 "그가 왔어요, 눈을 감아요" 정도가 될까. 현재 20화까지 방영된 듯 한다. TV는 아니고 웹드라마인 듯. 내용은 저명한 천재 심리학자가 엽기적인 사건을 해결해나가면서 여주와 연애도 하는 미스테리 연애물이다. 밑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여러가지면에서 좀 언발란스한 면이 보이는 드라마.

 

등장인물

곽건화-보근언역. 26살. 저명한 범죄심리학자. (26살인 설정이었구나..몰랐다..)

마사순-간요역. 22살. 보근언의 조수.

장로일-사함역. 냉혹하고 잔인한 식인마.

왕개-이훈연역. 28살. 열혈형사.(보근언보다 2살 많은거였구나..당연히 이것도 몰랐다..)

장령지-윤자기역. 32살. 보근언의 누나. 기업임원.

윤정-부자우역. 30살. 보근언의 가장 친한 친구.(그럼 이 친구도 보근언보다 4살이나 형인거구나..음..)

 

현재 드라마의 3분의 1정도를 본 상태에서의 리뷰. 

 

한국이나 일본, 이제 중국까지 이런 프로파일러를 주인공으로 해서 드라마를 만드는 경우, 왠만큼 잘 만들지 않고서는 지금껏 나와있는 서양의 영화나 드라마를 그냥 흉내낸다는 평가를 받지 않을 수가 없다. 뭐, 프로파일링 자체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데다가 당연히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 횟수도 압도적으로 많으니 당연하달수도 있다. 그러니 후발주자들은 이야기를 아주 촘촘하게 풀어간다던가, 혹은 지금까지의 드라마들과는 다른 시선에서 찍는다던가 하는 뭔가 "다른점"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된다. 근데 "타래료, 청폐안"은 그 어느쪽에도 속해있지 않은 듯 보인다. 우선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듯한 장면들이 너무나 많이 등장한다. 당장에 Criminal Minds 한 시즌만 봤어도 여기저기 기시감이 들 장면들이 수두룩하다. 또한, 한국에서 만들어내는 케이블 TV의 수사물을 볼 때 느끼는 뭐랄까 어설픔? 이런것들이 역시 이 드라마에도 보인다. 연출이 꼼꼼하지 않다고 해야 하나..그래서 드라마가 이야기하려는 것과 그것을 보여주는 방식이 언발란스하게 느껴지게 된다.  

 

우선 오프닝을 보면 이 드라마가 나타내는 분위기를 알 수 있는데 아주 어둡다. 몇 몇 등장인물은 고문을 당하고 있고 주인공은 사슬에 묶여서 울부짖고 있고. 그러니까 이 드라마는 심각하게 진행되어 나갈 거라는 걸 오프닝에서 짐작할 수 있다. 근데 정작 주인공의 설정은 일본 추리만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천재범죄심리학자다. 나이도 26밖에 안되었는데 미국 대학 객원 교수까지 지내고 FBI에서도 연쇄살인마를 잡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 그려진다. 이 과다한 설정은 사건을 촘촘하게 그려내지 않아도 되는 빌미(?)를 제공한다. 그의 친구가 증언하는대로 "보근언이 왜 그런 결론을 내는지는 모르지만 항상 그게 다 맞았다"라고. 그의 친구 부자우는 어떤가. IT관련 일을 하는 사람으로 그려지는데 이 친구야 말로 돈도 있고 능력도 있고 시간도 많고(대부분 취미생활을 영위하는듯) 유머감각도 풍부하고 여자들한테도 인기가 많고 그러면서도 보근언에 대해서는 거의 전방위적인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보근언이 프로그램을 5시간만에 만들어내라고 하면 뚝딱 하고 만들어 내는 그런 만화같은 설정의 인물이다. 이런 김전일같은 설정들이 심각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의 몰입을 방해하곤 한다. 

 

예를 들어보자. 처음 벌어진 사건은 아이들이 납치되어 살해되는 연쇄살인마 사건. 여기서 보근언은 경찰들에게 아이들이 묻혀있을 가능성이 큰 장소를 세 곳 알려준다. 근데 이 세 곳이 어떻게 추론되어 나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이 장면은 보근언이 프로파일의 수법으로 경찰의 수사방향을 인신매매에서 연쇄살인으로 수정해 준 이후에 나오는 장면. 결국 그가 "어떻게?" 알아냈으며 "왜?" 그곳을 파야 하는가라는 중요한 질문은 빠지고 보근언은 유능한 범죄심리학자이니 그가 하는 말은 믿을 수 있다..뭐 이런식으로 진행된다. 

 

간혹 보이는 어설픈 연출도 실소를 자아낸다. 밤새 보근언이 알려준 장소들을 경찰들이랑 개들이랑 헤집고 찾아다닌 결과, 아이들의 시체를 찾을 수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몇 십명의 경찰들이 샅샅이 헤집고 다녔다는 것이다. 시체가 나오고 나서 현장에 나타난 보근언과 이훈연경찰. 여기서 그들이 현장으로 들어가는 장면.

 

보이나? 얘들 신발에 씌운 커버. 저거 범인 족적을 망치면 안되서 씌우는 걸텐데..이미 전날 밤 장면이 경찰이랑 개들이랑 무지막지하게 현장을 뒤집어 엎는 장면이었기 때문에 이 장면은 약간 실소를 자아낸다. 실제 이 사건이 해결되는데에 족적은 아무런 관련도 없었다. 

 

게다가 보근언은 시체 찾은 바로 그 장소에서 슬쩍 본 것 만으로 범인이 아이들을 목졸라 죽이고 나서 몸을 여섯조각냈다고 바로 판단해 버린다. 살아있을 때 잘랐을 지, 죽은 후에 잘랐을 지 모르는 상황에서 왜 그렇게 판단한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여기에도 실종. 보근언은 천재이기 때문에??

 

왠지 웃고 싶어지게 만드는 또 다른 장면. 마법의 방. 보근언 집에는 신체의 부분부분들이 진열되어 있는 방이 있다. 딱 보기에도 그다지 넓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손, 눈, 내장, 뼈 등등을 보관해두고 있다. 저 뒤에 보이는건 검시관들이 시체를 눕혀놓고 오물을 씻어내는 대처럼 보인다.

가까이서 보면 수도꼭지가 붙어있고 물이 흘러내리도록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외에는 전혀 무언가 조작할 만한 장치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은 무엇이든 가능한 보근언의 만능 무기임이 밝혀진다.

우선 이 위에서 3D 프로그램을 실현시켜 인체 절단 실험도 할 수 있고..

저 위에서 사람 여섯조각내는 이런 멋진 기계도 만들어 낼 수 있다. 저 기계에 대해 말하자면 천재 보근언이 아무런 공구없이 고글 하나 쓰고 하루종일 뚝딱 거려서 짠~하고 만들어 낸 것이다.

쓸데 없이 고퀄인 기계. 이걸 저 좁은 방에서 어떻게 만들어 냈다는 걸까.

날까지 시퍼렇게 갈아놓았다. 어떻게??

다시 한 번 보아도 저 작업을 할 만한 공간도 도구도 없다.

차라리 정교하게 설계를 한 후 기계를 만드는 곳에 파트를 주문을 해서 받은 걸 조립했다라고 한다면 현실적으로 납득하겠다. 아니면 제대로 된 공구가 가득한 곳의 작업대 위에 저 기계가 놓여있었다면(그 또한 하루만에?? 이런 생각은 들지언정) 그래도 뭐 드라마적인 설정으로 넘어갈 수 있겠다. 하지만 저건 아니지. 저게 무슨 도라에몽 주머니같은 마법의 방도 아니고..

 

이런 치밀하지 못한 부분들이 드라마 몰입을 방해한다는. 물론 소년탐정김전일같은 류의 드라마라면 얼마든지 그냥 다 넘어갈 수 있는 부분들. 가벼운 만화같은 추리물이라는 전제를 깔고 들어가니까. 그런데 이건 내용은 심각하게 가려고 하는데 그걸 표현하는 방식이 너무 비현실적이기 때문에 몰입을 방해하는 것이다. 이야기 하려는 것과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의 부조화. 뭐 중국드라마 뿐만이 아니라 이런 장르물을 연출하는 후발주자들은 모두가 겪게 되는 문제임은 분명해 보인다. 

 

근데 아무리 봐도 보근언 26살로 안보임..35살이라면 모를까...흰머리도 있더만...(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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