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령의 두 주인공 중 한 사람 남망기. 남망기 캐릭터는 원작과 드라마가 어떻게 다를 것인가? 스포다수
남망기 캐릭터는 드라마적으로 보았을 때 보는 사람이 반하게 될 만한 요소가 엄청나게 많은 캐릭터다.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고 언제나 단정하며 절대 흐트러지지 않는 캐릭터. 근데 내 사람과 있을 때만은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보여주지 않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 갭의 낙폭이 엄청나게 커서 뭐라고 하더라. 갭모에. 라는 것에 빠져들게 할 만한 캐릭터.
드라마와 원작 내용 자체가 그렇게 다르지 않아서 남망기 캐릭터의 성격도 많이 다르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과 드라마에는 차이가 있다.
우선 원작의 남망기는 16년 전과 16년 후가 아주 판이하게 다르다. 16년이라는 세월이 남망기를 어른으로 만들어 놓은 것. 아직 10대 소년일 때의 남망기는 사사건건 위무선과 부딪쳤고 위무선을 이해하려고 하기 보다는 설득해서 바꾸려고 노력했다. 어린 시절 남망기는 위무선을 믿기 보다는 자신의 판단을 믿었기 때문에 위무선이 가장 위기에 빠진 순간에 그와 대치하게 된다. 우선 순위가 위무선보단 자기 자신이었던 것. 그런데 그러한 위무선이 죽어버리고 난 후, 엄청난 후회를 하게 된 남망기는 다시 돌아온 위무선에 대해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헌신(!)을 한다. 34살(+알파)의 남망기는 모든 일의 우선 순위에 위무선을 둔다. 위무선이 무슨 일을 하던, 무슨 말을 하던, 어떤 일을 겪게 되던, 그 옆에는 자신이 있을 것이라는 결심을 하게 된 것. 그래서 세상 모든 사람들과 대치하게 되더라도 자신의 명성에 흠집이 나게 되더라도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그만큼 34살이 된 남망기는 어른의 단단함을 가지게 된 것이다. 16년 후의 위무선이 다른 십대 소년의 몸을 빌려 돌아오게 된 것도 원작에서의 남망기와 위무선의 관계를 이야기하는데 중요한 부분이다. 위무선은 16년간 시간이 멈춰있다가 16년 전 그대로의 상태로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인지라 여전히 젊고 발랄하고 유쾌하다. 자신의 몸이 바뀌어서 남망기가 정체를 모를 거라고 생각한 위무선이 온갖 치기어린 행동들을 하게 되는데 어른 망기가 모든 사실을 다 알면서도 그냥 몽땅 다 받아주는 상황? 그래서 술을 마신 후에야 어른 망기는 어린 무선과 같은 레벨에서 놀 수 있게 되는데...술망기 이야기는 뒤에 다시 다룬다.
그럼 드라마의 망기는 어떤가? 드라마는 우선 16년 전과 16년 후의 망기와 무선이를 같은 배우가 연기하기 때문에 원작과는 달리 16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크게 실감나지 않는다. 16년 전의 망기는 너무나도 앞뒤로 꽉 막힌 성인군자였는데 그 때문에 자유분방한 위무선과 사사건건 부딪치면서도 위무선에게 끌리는 모습을 보인다. 제일 인상에 남았던 장면. 호수의 물귀신 퇴치하러 가는데 무선 일행의 동행을 허락한 형님에게 애들 장난도 아닌데 왜 동행을 허락했냐고 묻는 망기. 그에 대한 형님의 대답이 걸작이다.(참고로 언제나 무표정인 망기지만 그 표정을 읽을 수 있는 단 한사람이 형님)
니 표정을 보니까(형님 대체 망기 얼굴 어디에 표정이...)
쟤들이랑 같이 가고 싶은거 처럼 보이더구나
그래서 허락한 거란다
내 말이 틀렸니?
(대답 못하는 망기)
(긍정의 눈 내리깔기)
이 장면에서 보이듯이 망기는 언제나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는데에 익숙해져 있는 캐릭터다. 위무선 일행과 함께 가고 싶은 욕망이 있으면서도 입으로는 왜 심각한 일을 해결하러 가는데 적합하지 않은 저들을 데려가느냐고 묻고 있는 것.
위무선이 망기의 껍질을 하나하나 깨부수는 장면들이 많지만 그 중 하나는 이들이 어떤 사건을 해결하러 갔을 때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있는 곳에 망기가 복잡한 곳은 싫어서 안가겠다고 하는 걸 무선이가 끌고 가는 장면. 망기한테 이런식으로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망기에겐 문화충격(?)이었을 듯.
망기, 무선이한테 잡혀서 팔랑팔랑 따라감.
그리고 보게 된 꽃비. 멍~
하게 꽃비를 보고 있는 망기를 흐뭇한 표정으로 보는 무선이.
드라마에서 이 둘의 십대였을 때의 모습과 16년이 지난 후의 모습은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전혀 변화가 없다. 리뷰 1에서 다뤘듯 21살 왕이보가 십대의 망기와 34살의 망기를 연기하기 때문에 34살이라는 설정을 보아도 그냥 위무선과 같은 또래로 보이는 망기일 뿐.
같은 10대였을 때 망기 꼬리(?) 잡아끌며 어디가냐고 캐묻는 위무선.
34살 된(?) 망기와 여전히 10대인 위무선. 34살은 34살로 안보이고 10대는 10대로 안보이는게 문제라면 문제.
뭐랄까 드라마에서 후반부에 등장하는 남망기는 원작에서와 같이 전적으로 위무선의 편에 서는 것은 맞는데 위무선이 오히려 어른스럽게 그려지는지라 위무선에 비해 성숙한 어른이라는 느낌은 별로 없다. 원작의 망기가 여러번 술 때문에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그러한 것들도 드라마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아서 오히려 전반부보다는 임팩트가 약한 인상을 받는다. 드라마의 망기는 십대 때 한 번, 16년 후에 또 한번, 단 두번 밖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하지만 원작과 마찬가지로 망기와 무선의 관계 변화는 드라마에서도 술을 통해 나타난다. 고소남씨들은 술을 마시면 안되고 어릴 때 위무선이 술을 마신 것 때문에 칼부림까지 했던 망기지만, 16년 후 나타난 위무선을 위해서는 몸소 제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가면서도 무선을 위한 술 배달.
16년 후의 망기는 무선에게 예쁘게 술을 따라준다.
16년 전 무선을 들튀해서 집에 꽁꽁 숨겨두지는 못했지만 16년 후에 자기집에 온 무선을 위해 천자소 술을 준비한 망기.
누굴 꼬시려고 이렇게 이쁘게...
누굴 꼬시려고 이렇게 이쁘게2...
이렇듯 드라마에서의 망기는 어른 망기가 아니라 무선과 동년배의 친구, 예전엔 자주 부딪치고 갈등했으나 지금은 무한한 지지를 보내는 든든한 아군으로서 그려진다. 예전에 망기가 다리 다쳤을 때 업어주겠다고 했던 무선이. 망기는 그 때 필요없다며 한사코 거절을 했었다. 16년 후, 무선이가 다리를 다치자 이번엔 자기가 업어주겠다고 나선 망기!
가자. 업어줄게.
왠 다 큰 남자를 업는다는 거야?
보기 흉해서 안돼.
보기 흉하다고?
그럼 보기 좋겠냐?
너도 예전에 나 업어주겠다고 했었잖아
넌 아무것도 기억을 못 하는 구나(망기무룩)
내가 업어줄게(실제 업어준다고 했음)
그리고 결국 망기가 무선이 업어주기는 하는데 여기서 드라마 내용과는 상관없이 샤오잔이랑 왕이보랑 NG나버림. 업혀 내려가는데 디게 웃겼나봄. ㅋ 이보 너무 웃는 거 아니니? 제작진 이거 못 거른 건 왜 때문에. ㅋ
암튼, 드라마에서의 둘의 관계는 원작의 망기무선과는 다르게 외모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관계성에 있어서도 그렇고 여전히 16년 전과 같은 연장선상위에 있다고 보여지는 것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원작과 드라마의 망기가 확연하게 다르게 표현되는 것은 술망기의 상황이다. 길어져서 여기까지 술망기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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