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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3 나일천那一天(Make Our Days Count)과 동백꽃 필 무렵

드라마 리뷰/대만

by amongthespirits 2019. 11. 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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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3 나일천의 11, 12화를 보는데 뜬금없이 얼마전에 끝난 동백꽃 필 무렵이 떠올랐다. 두 드라마 모두의 스포있음.

 

우선 주인공 한쪽이 끝없이 밝고 맑고 선량하고 티끌없다. 동백꽃의 황용식. 나일천의 샹하오팅(송위은宋緯恩). 둘 모두 소소한 사고는 일으키곤 하지만 본성이 착해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일은 없다. 둘 다 엄마가 아들을 그렇게 키움. 

다른 주인공 한쪽은 부모가 없고 온갖 고생을 하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는 인물들이다. 동백꽃의 동백. 나일천의 위시구(황준지黃雋智). 둘 모두 자신들이 어찌할 수 없는 환경속에서 마음속에 어두움을 지니고 있지만 그 안에 아직은 드러나지 않은 큰 의지를 가지고 있음. 

처음엔 동백이나 위시구나 소심하고 얌전하고 무슨일이라도 생기면 그냥 쭈그러들어서 숨어버릴 것 같아 보였다. 동백이가 이런저런 억울한 일을 당하면서도 말 한마디 못하고 죄송하다고 한다거나 위시구가 샹하오팅의 심한 장난에 당해서 장학금을 못받게 될 위기에 처하게 됐을 때 무조건 무릎을 꿇고 빈다거나.

 

근데 이 두 어두운 인물들을 무조건적으로 그냥 직진으로 좋아해 주는 이들이 항상 밝은빛 아래에서만 살았던 것 같은 황용식과 샹하오팅. 이 둘은 동백이와 위시구의 어두운 부분들에 빛을 비춰서 어둠을 점점 더 물러나가게 만든다. 그리고 그 안에 숨어 있던 강한 의지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돕는다.

 

동백이를 지키려고 했던 황용식이었지만 언제나 위기의 순간에 동백이는 스스로를 잘 지킬 수 있었다. 용식이네 엄마(한 때 동백이의 가장 가까운 편이었던)가 동백이에게 너의 어둠이 내 아들에게 물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얘기를 몇번이나 했지만 동백이는 결코 물러나지 않는다. 연쇄 살인마에게서까지도 스스로를 지켜낸다. 물론 그렇게 될 수 있는 힘을 준 건 황용식.

 

나일천 11, 12화에서 샹하오팅과 위시구는 둘의 관계를 샹하오팅의 부모님에게 들키고 마는데 부모님은 노발대발 샹하오팅을 때리고 난리가 난다. 샹하오팅은 위시구가 자신의 부모님 반대 때문에 자신을 포기하고 물러날 거라고 생각해서 펑펑 울며 통곡을 한다. 샹하오팅은 이전에 장난처럼 둘이 사귀게 된다면 세상 사람들의 반대에 부딪치게 될 텐데 자긴 그런거 상관없다며 세상과 맞서 싸우는 거 좋다고 자신있게 말했지만 현실에 부딪혀 보니 부모님에게 반항할 수 없는 울보가 되어 있다. 그저 위시구를 옆에 잡아놓은 채 졸업하기만을 기다릴 생각인 듯 보였다. 그런데 언제나 소심하고 움츠러들고 속의 말을 잘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위시구가 샹하오팅의 집에 부모님을 뵈러 와서는 "아드님을 제게 주십시오. 제가 반드시 행복해질 수 있도록 책임지겠습니다."라고 당당하게 이야기를 한다.  샹하오팅 놀라서 눈 커지는 거 보소.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아버지가 노발대발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한바탕 난리가 남. 위시구는 지금껏 많은 어려움을 헤치며 혼자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고 살아온 터라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그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맞서서 헤쳐나가려고 한다. 그러한 의지를 그에게 준 것이 샹하오팅의 반짝반짝 빛나는 따사로움. 

 

사실 위시구가 저렇게 아드님을 주십시오...라고 나온 건 엄청난 반전이었다. 이 배우는 역할 때문에 일부러 안 먹어서 살을 뺀건지 어쩐건지 모르겠지만 진짜로 비쎡 말라서 그냥 빈곤하고 허약한 느낌을 온 몸으로 표현해 낸다. 그런데 저러고 당당하게 나올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서 진짜 깜짝 놀랐다.

 

나일천과 동백꽃 필 무렵은 이렇게 주제도 전혀 다르고 성격도 다른 이야기인데도 캐릭터의 공통점들이 있다는게 재미있다.  

 

History 3 나일천은 무대가 고등학교로 돌아간데다 초반에 샹하오팅이 위시구를 쫓아다니는 모습이 마치 하우호가 선배 쫓아다니던 거랑 비슷해서 History 2 월계의 계통을 잇는 건가?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화를 보니까 History 2 시비를 발전시킨 형태인듯도 하다. 시비에서 현실세계의 성소수자가 겪게 될 수도 있는 갈등에 대해 아주 살짝 다루긴 했는데 한쪽이 대학교 교수인데다 자신을 책임질 수 있는 위치에 있던 사람이라 사실 그냥 어떻게든 해나가겠지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나일천의 둘은 자신들의 생활조차도 아직 책임질 수 없는, 아직은 부모님이 양육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 10대의 아이들이다. 이 애들이 가족안에서 겪게 될 문제, 학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을 다루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History 시리즈는 BL에서 출발을 했지만 점점 더 진화하여 시리즈가 더해질 수록 현실에 한 발 한 발 들어오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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