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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카이와 불상 만다라 - 도쿄 국립 박물관

일본? 일본!

by amongthespirits 2019. 5. 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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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메마쿠라바쿠(夢枕獏)의 음양사(陰陽師)를 좋아한다. 책도 다 읽었고 영화도 다 봤고, 영화 주인공 노무라 만사이(野村萬斎)가 좋아져서 일본의 전통 예술 쿄겐(狂言)을 한동안 보러 다닌 적도 있다.(노무라 만사이가 쿄겐 전승자이기 때문이다.)

 

음양사 시리즈 다음으로 유메마쿠라바쿠의 책을 읽은 것이 「승려 쿠카이 당나라에 가서 귀신과 연회를 하다」였다. 헤이안 시대의 승려 쿠카이를 주인공으로 한 책인데, 쿠카이는 천재 승려로 당나라에서 2년간 유학을 하고 돌아와 일본에 진언종(밀교)을 전파한 승려다. 일본 불교에선 아주 중요한 존재.  

당나라에서 돌아온 후 교토의 도지 절(東寺)을 받아 나라의 모든 의식을 행하는 일을 하였던 인물이다. 밀교의 주술적인 요소가 많았기 때문에 유메마쿠라 바쿠의 소설 주인공으로 쓰여진 것일게다. 영화도 만들어졌고. 

이 쿠카이가 있었던 도지 절의 특별전을 도쿄 국립 박물관에서 하고 있다. 관심이 있어서 어제 갔다 옴. (홈페이지 일본어 주의)

 

特別展「国宝 東寺-空海と仏像曼荼羅」

特別展「国宝 東寺-空海と仏像曼荼羅」の展覧会公式サイトです。 東京国立博物館 平成館で2019/3/26~6/2まで開催。

toji2019.jp

대부분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었는데 딱 하나 제석천만 찍을 수 있다고 하여 여러 각도로 찍어 왔다. 근데 제일 맘에 드는 건 토바츠 비샤몬텐.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홈페이지에서 따왔다. 딱 서있는 자세가 멋있다. 사진으론 자세히 안보이는데 눈동자는 왼쪽 아래를 노려 보고 있다. 

그리고 찍어 온 사진들. 제석천을 코끼리에 앉아 있는 인도풍으로 만든게 쿠카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위풍당당. 

재미있었던건 전시장에 입체만다라라고 해서 여래(如來), 보살(菩薩), 명왕(明王), 천(天)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명왕과 천은 아주 동적인데다 명왕의 경우 팔이 6개 다리가 6개 등 희귀한 모습들이 많았던 반면 보살과 여래는 정적인 모습들이었다. 여래의 경우는 특히 손의 모양만 빼고는 모두 같은 모습. 근데 가장 훌륭하신 보살과 여래가 있는 곳은 한산하고 명왕과 천이 있는 곳들은 사람들로 북적북적하였으니. 부처님 뜻에 도달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한 중생들이었던 것이다. ㅋㅋ (본인 포함)

 

멀고 먼(?) 우에노까지 갔던 터라 상설전시관도 들러 보았다. 동양관에 갔는데 이런 저런 재미있는 전시들이 있어서 찍어 봄. 무덤에서 출토된 것들.

삼채 진묘수. 무덤 입구에서 지키던 동물. 중국 7~8세기.

삼채 관리. 중국 7~8세기.

삼채진묘수. 중국 7~8세기.

아프카니스탄의 여래. 3~5세기. 아시아 여래들과는 얼굴 모양이 완전 다르다. 잘생겼음.

파키스탄의 보살. 2세기.

보살머리. 북위시대. 6세기. 이 보살은 웃는 얼굴이라서 마음에 든다. 보살이 이렇게까지 웃는 얼굴인 건 별로 본 적이 없어서. 

박물관 전경.

박물관에서 나오면 서양 미술관이 있는데 여기 로뎅의 지옥의 문이 있어서 한 컷. 

도쿄 국립 박물관은 평일에는 오후 5시까지 문을 여는데 토요일은 저녁 8시까지 해서 하루 종일 전시물을 돌아보며 재미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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