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사고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다른점...(사견)
amongthespirits
2009. 10. 17. 03:40
어릴 때는 이 옷을 참 자주 입었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는 지금까지 10번 대결을 벌여서 5승 5패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초였던가, 김연아가 세계 신기록을 세우면서 우승을 하기 전까지는 둘이 백중지세였던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 이후, 둘의 차이는 아주 좀 벌어지고 만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기술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무래도 "뻔뻔함"이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의 기록으로 보면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는 기술점수보다는 예술점수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한다. 김연아를 보면 한마디로 빙판위에서 "끼"를 맘껏 발산하는 것처럼 보인다. 모델이 카메라가 돌아가면 바로 다양한 포즈를 취하는 듯한. 그런데 이게 일본선수들에게는 좀 힘든것도 같다. 며칠전에 아사다 마오가 뉴스에 나왔는데, 이번에는 표현력을 기르기 위해서 집중적으로 연습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연기에서도 보여진다고도 했다. 연기를 보니까 좀 달라지기는 했더라. 그런데, 그 표현이라는게 아사다 마오의 말을 빌리자면, 자기 연기 코치가 하라는 그대로 카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선생님이 하라는 그대로 따라한다는 이야기. 사실 김연아를 보면(그도 아마 연기 코치가 있을테지만) 뭔가 주체할 수 없는 "끼"를 발산한다는 느낌이 든다. 보는 사람도 역동적으로 느끼게 한다고 할까. 그런데 아사다 마오에게는 그런 "뻔뻔함"이 아직 없는듯 하다. 성격적인 문제일지도. 인터뷰를 보면 아사다 마오는 여전히 순둥이다. 빙판위에서 무언가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 부끄러울지도 모른다. -_-;;;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정도로 뻔뻔하게 연기할 수 있게 되지 않는 이상, 두 라이벌은 더이상 라이벌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두 선수가 성장한 원동력에는 좋은 라이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보는 사람들도 역시 누가 이길까 두근두근 하면서 보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고..언제나 좋은 라이벌의 관계로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는 두 선수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족 : 개인적으로 가장 감동깊게(!) 본 피규어 스케이팅의 연기는 전 동계올림픽에서 우승을 한 아라카와 시즈카 선수의 연기였다. 이렇게 예쁘고 우아하게 연기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 연기였던 것 같다. 그건 아라카와 시즈카 선수가 몸이 유연해서이기도 한 것 같다. 김연아가 한다는 이너바우어와 이 선수의 이너바우어를 비교해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아라카와 시즈카의 이너바우어만 봐와서 김연아의 이너바우어를 처음 봤을 때는 이너바우어인지 몰랐다. -_-;; 예쁘고 우아하게 연기하는 것은 어찌보면 원숙함일지도 모르겠다. 김연아는 그런 원숙함을 꽤나 많이 쌓은 듯 보인다. 아사다 마오는...!!! 얼렁 순둥이에서 탈피 하지 않으면.....-_-;;